소개
많은 사람들이 글쓰기를 잘하고 싶어 합니다. 하지만 “어떻게 하면 글을 잘 쓸 수 있을까?”라는 질문에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확실한 답은 이 한 문장입니다:
“많이 읽고, 깊이 생각하고, 자주 써라.”
그중에서도 읽기(독서)는 글쓰기의 뿌리입니다. 문장력, 표현력, 사고력, 구성력 모두 책을 통해 길러질 수 있으며, 독서를 통해 수많은 작가들의 사유를 간접 경험함으로써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는 기반이 생깁니다.
이 글에서는 글쓰기와 독서를 어떻게 연결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세 가지 전략—① 참고문헌 활용법, ② 문장 수집법, ③ 사고력 확장법—을 중심으로 소개합니다. 에세이, 논술, 보고서, 창작 등 모든 글쓰기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고 싶은 분들께 꼭 필요한 가이드가 될 것입니다.
1. 참고문헌: 글의 근거가 되는 독서
글을 잘 쓴다는 것은 단순히 생각을 적는 것이 아닙니다. 타인의 생각과 정보, 주장을 자신의 문장 안에 ‘근거’로 잘 녹여내는 것입니다. 이때 필요한 것이 바로 참고문헌 독서입니다.
1-1. 주제 중심 독서 전략
글을 쓰기 전에 무작정 책을 읽는 것보다, 글 주제에 맞는 책을 골라 읽는 것이 훨씬 효율적입니다.
예를 들어:
- 주제: ‘행복이란 무엇인가?’
→ 참고 도서: 『행복의 기원』, 『정의란 무엇인가』 일부, 아리스토텔레스 『니코마코스 윤리학』 - 주제: ‘디지털 시대의 인간관계’
→ 참고 도서: 『혼자 있지만 외롭지 않다』, 『관계의 과학』, 『메타버스 인사이트』
Tip: 글을 쓸 주제가 생기면, 관련 분야에서 최소 2~3권의 책을 읽고 요약하는 습관을 들이세요. 이것이 글쓰기에서 사유의 깊이와 논리의 뼈대가 됩니다.
1-2. 인용은 무기다, 단 인용에 끌려가지 말 것
글 중간에 책에서 발췌한 문장을 인용하는 것은 글의 신뢰도와 깊이를 높이는 데 효과적입니다. 하지만 핵심은 내 글의 흐름을 돕는 인용이어야지, 인용이 글을 끌고 가게 하면 안 됩니다.
- 좋은 인용 예:
“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는 인간이 상상 속 질서에 따라 협력한다고 말했다. 이 문장은 디지털 시대의 가상 커뮤니티 개념과도 연결된다.” - 나쁜 인용 예:
“『사피엔스』에서는 인류의 진화가 상상 속 질서 때문이라고 말했다. 그래서 나는 이 문장을 인용한다.” (→ 연결 없음, 맥락 약함)
글에 맞게 해석하고, 연결하고, 내화(內化)해야 진짜 인용이 됩니다.
1-3. 학술 글쓰기에서의 참고문헌
보고서, 논문, 에세이 등의 학술 글쓰기에서는 반드시 참고문헌을 명시하는 습관이 필요합니다.
읽은 책을 정확히 표기함으로써 표절 방지, 독자 신뢰, 정보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.
기본 형식 예시 (APA 스타일 기준):
- 하라리, Y. N. (2011). 사피엔스. 김영사.
- 김누리 (2020). 우리는 더 이상 무엇을 믿을 수 없는가. 해냄출판사.
2. 문장수집: 내 문장이 아닌, 좋은 문장부터 훔쳐라
글쓰기는 처음부터 ‘창조’가 아닙니다. 남의 글을 보고 흉내내고, 그 과정에서 내 것이 만들어지는 것이 글쓰기의 진짜 출발점입니다. 이때 가장 좋은 연습법이 바로 문장 수집 독서입니다.
2-1. 문장을 읽고 ‘따라 써보기’
좋은 문장을 발견했을 때, 그 문장을 그대로 옮겨 적어보는 습관은 글쓰기 실력을 빠르게 키웁니다. 이것을 **필사(筆寫)**라고 부르며, 고전적 글쓰기 훈련의 핵심입니다.
예시:
“문장은 길 수도, 짧을 수도 있지만, 그 안에는 늘 리듬이 있어야 한다.”
– 박완서
→ 이 문장을 따라 쓰고, 나는 어떤 문장에 리듬을 느끼는지 기록
2-2. 문장 수집 노트 만들기
1권의 책을 읽으며 인상 깊은 문장 5~10개를 수집합니다.
노트나 앱(예: Notion, Evernote)에 다음과 같이 정리해보세요:
- 문장 인용
- 출처
- 내가 느낀 점
- 이 문장을 내 글에 어떻게 응용할 수 있을지
예시:
- “고요함이 가장 큰 소리를 담고 있다.” (『침묵의 기술』)
→ 시적 표현, 첫 문장 인상적. 나중에 짧은 글 첫 줄에 써먹기 좋음
이런 수집은 글쓰기 ‘재료 창고’를 만들어주는 작업입니다.
2-3. 문장 구조 해체 → 재구성 훈련
좋은 문장을 보면 다음과 같이 문장 분석 훈련을 해보세요:
- 주어 + 동사 + 보어 / 수식어 위치 / 비유 구조
- 의문문인가? 선언문인가? 감정의 강도는?
이 분석을 통해 다양한 문장 구조를 익히고, 자신의 문장을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는 힘이 길러집니다.
3. 사고력: 읽고, 생각하고, 써라
독서를 아무리 많이 해도, 그대로 베껴 쓰거나 정리만 하고 끝낸다면 글로 이어지지 않습니다.
글쓰기를 위한 독서란, 반드시 사고와 연결되는 독서, 즉 생각을 유도하고 질문을 남기는 독서여야 합니다.
3-1. 책을 읽으며 질문하는 습관
책을 읽을 때 질문을 만들면 사고력이 자극되고, 글로 이어질 재료가 쌓입니다.
- 저자의 주장에 동의하는가?
- 다른 사례는 없을까?
- 지금의 나와 어떤 연결점이 있는가?
- 글로 쓴다면 어떤 구조로 풀어낼 수 있을까?
질문을 만들수록 글감이 풍성해지고, 자기만의 시선이 만들어집니다.
3-2. 독서 후 글쓰기 3단계
- 요약: 내가 읽은 책의 핵심 내용을 5줄로 정리
- 비판: 저자의 주장에 대한 나의 입장 서술
- 적용: 내 삶이나 세상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 서술
예시:
- 책: 『타인의 고통』
- 요약: 이 책은 미디어가 고통을 어떻게 소비하는지를 비판적으로 바라본다.
- 비판: 지나치게 서구 중심의 시선이라는 아쉬움이 있었다.
- 적용: SNS에서 타인의 고통을 공유할 때, 나는 얼마나 책임감을 느끼는가?
이러한 연습은 단순 감상이 아니라, 사고가 담긴 글을 만드는 데 핵심적인 훈련입니다.
3-3. 독서와 글쓰기의 순환 구조
독서와 글쓰기는 따로 노는 활동이 아니라, 순환 구조입니다.
- 책을 읽으며 질문하고 →
- 그 질문을 바탕으로 생각하고 →
- 생각을 정리하며 글로 쓰고 →
- 다시 부족한 개념은 책에서 찾아보며 읽고...
이 루틴을 꾸준히 반복하면, 글쓰기는 결코 어렵거나 막막한 일이 아닙니다.
그저 ‘생각의 결과’를 쓰는 자연스러운 흐름이 됩니다.
결론: 독서 없는 글쓰기는 말이 없고, 글 없는 독서는 길이 없다
글을 잘 쓰고 싶다면, 잘 읽어야 합니다.
그리고 잘 읽고 싶다면, 읽은 것을 써보아야 합니다.
참고문헌을 통해 글에 논리를 더하고,
좋은 문장을 수집해 나의 언어로 재구성하며,
사고의 깊이를 책 속에서 찾고, 글로 옮기는 것.
그 모든 과정은 결국 나만의 문장을 찾기 위한 여정입니다.
오늘 읽은 책 속 문장 하나가,
내일 당신의 글 첫 문장이 될 수 있습니다.